
아이씨에이치는 삼성전자에 직접 납품할 수 있는 협력사 코드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다만 투자자가 확인할 다음 단계는 등록 자체가 아니라 실제 주문과 납품, 그리고 적자 감소다. 2026년 10월 26일 코스닥 아이씨에이치(368600)는 정규장에서 5,550원에 마감해 전 거래일보다 29.98% 올랐다.
1. 전자기기 안에서 쓰이는 소재와 부품을 판다
아이씨에이치는 전자기기에 들어가는 점착테이프, 전자파 차폐 소재, 열을 분산하는 소재, 얇은 필름형 안테나를 만든다. 완성된 스마트폰을 파는 회사가 아니라 기기를 조립하고 안정적으로 작동시키는 데 필요한 소재와 부품을 공급해 돈을 번다.

이 사업에서는 제품 성능뿐 아니라 고객사가 요구하는 품질과 납기, 대량생산 때의 원가가 중요하다. 직접 거래할 통로가 열려도 실제 채택되는 품목과 물량이 있어야 매출이 늘어난다.
2. 삼성전자 직접 거래의 문이 열렸지만 주문과는 다르다
10월 26일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회사는 삼성전자 1차 협력사 코드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기존 협력사를 거치는 방식에서 삼성전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 회사의 설명이다.

10월 26일 네이버 주가 흐름, 19:21 시간외 표시 포함. 본문 종가는 별도로 확인한 정규장 15:30 기준이다.
회사는 기존에도 협력사를 통해 전자파 차폐 소재와 필름형 안테나 등을 공급해 왔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완전히 새로운 고객을 처음 확보했다기보다, 기존 공급 관계에서 직접 거래로 넓어질 수 있다는 변화에 가깝다. 회사는 고객 대응과 효율을 높여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투자 관점에서 의미가 있는 것은 납품 기회가 넓어질 가능성이다. 다만 협력사 등록은 제품을 대량으로 주문받았다는 뜻도, 이익이 보장됐다는 뜻도 아니다. 고객의 실제 발주, 제품 납품, 매출 발생이 뒤따라야 한다.

방열 부품과 전자기판 자료사진. 아이씨에이치의 실제 제품이나 시설 사진은 아니다.
직접 거래가 늘어도 납품가격이 낮거나 생산비가 많이 들면 이익은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 앞으로는 삼성전자 관련 공급 품목과 주문이 구체화되는지, 매출 증가와 함께 영업손실이 줄어드는지를 연결해서 봐야 한다. 등록 소식만 반복되고 실제 사업 성과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기대를 낮출 근거가 된다.
3. 매출은 늘고 손실은 줄었지만 아직 적자다
최근 공개된 반기보고서에서 2026년 상반기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7%, 2분기 매출은 6.0% 늘었다. 아래는 분기만의 실적과 상반기 누적 실적을 나눈 비교다.
2분기 단독, 각 연도 4월 1일~6월 30일, 억원
| 항목 | 2025년 | 2026년 |
| 매출 | 118.62 | 125.73 |
| 영업손실 | -33.05 | -20.24 |
| 순손실 | -52.04 | -32.63 |
상반기 누적, 각 연도 1월 1일~6월 30일, 억원
| 항목 | 2025년 | 2026년 |
| 매출 | 224.03 | 232.21 |
| 영업손실 | -77.29 | -12.98 |
| 순손실 | -118.45 | -31.35 |
단위는 억원, 연결 기준이며 소수 둘째 자리로 반올림했다. 2026년 8월 14일 공시된 반기보고서 기준이다.
상반기에는 판매한 제품의 원가가 전년 같은 기간의 204.10억원에서 173.55억원으로, 판매와 회사 운영에 든 비용이 97.22억원에서 71.63억원으로 줄었다. 매출 증가에 비용 감소가 더해지면서 영업손실이 축소됐다.
원가 감소에는 앞서 손실로 잡았던 재고 가치 일부를 되돌린 13.78억원도 포함된다. 비용 감소를 모두 앞으로도 반복될 생산비 절감으로 보기는 어렵다.
실제로 1분기 영업이익은 7.26억원이었지만 2분기에는 영업손실 -20.24억원으로 다시 적자가 됐다. 상반기 전체의 손실 감소를 보고 이미 안정적인 흑자 회사가 됐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삼성전자 직접 거래가 실적으로 이어질 경우에도 매출 규모뿐 아니라 비용을 빼고 남기는 돈이 실제로 늘어나는지가 중요하다.
4. 현금 부담과 11월 신주 상장도 함께 봐야 한다
2026년 상반기 영업활동에서는 현금이 50.70억원 빠져나갔다. 6월 말 보유 현금은 40.56억원인 반면, 단기차입금과 1년 안에 갚아야 할 장기차입금은 합계 328.32억원이었다. 이는 6월 말 기준으로, 손실이 줄었다는 이유만으로 자금 부담까지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반기보고서는 회사가 계속 사업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명시했다. 회사는 증자로 자금을 마련하고 빚의 만기를 연장하는 등의 계획을 제시했지만, 그 실행 결과가 중요하다.
10월 26일에는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꾸는 청구도 공시됐다. 10월 23일 청구된 금액은 13억원이며, 발행될 주식은 133,676주다. 공시상 기존 주식 수의 2.59%에 해당하고, 상장 예정일은 11월 20일이다. 일정은 관계기관 절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빚이 주식으로 바뀌면 해당 채무는 줄지만 회사에 새 현금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 주식 수가 늘어 기존 주주의 지분 비중도 낮아진다. 새 주식이 언제 얼마나 매도될지는 단정할 수 없지만, 영업 회복 기대와 함께 살펴야 할 변수다.
5. 좋은 소식의 다음 단계는 주문, 이익, 현금이다
좋은 점은 삼성전자와 직접 거래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회사 발표와 전년 대비 영업손실 감소다. 걱정할 점은 여전히 적자이고, 보고서가 사업을 이어갈 자금 확보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는 것이다. 추가 주식 상장도 예정돼 있다.

협력사 등록은 출발점이다. 매출로 이어지려면 실제 주문과 납품이 필요하다.
이번 상승을 사업 성장으로 뒷받침하려면 실제 납품 확대가 매출 증가뿐 아니라 손실 축소와 현금 사정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 등록 이후 기간의 실적에서 직접 납품 증가가 매출로 이어지는지, 영업손실과 현금 유출이 함께 줄어드는지가 중요하다. 11월 20일로 예정된 신주 상장도 실제 진행 여부를 확인할 일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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